냉전 시절, 소련의 기갑 전력은 전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을 만큼 세계 최강의 기갑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육상 전력은 장갑차를 포함해 10만이 넘는 기갑 전력을 보유했는데, 구 소련군의 가장 큰 목표는 나토군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전차와 장갑차 등 고도의 기동력이 뛰어난 장비로 부대를 편성하여 적진을 돌파, 전과 확대, 추격 작전에서 높은 효율을 만들어 내는 전술로 이를 '작전 기동단' 전술이라고 하며 즉, OMG (Operational Maneuver Group)입니다.


  • <구 소련군 (1985년 기준)>
  • 상비군 500만 명
  • 예비군 1,350만 명
  • 전차 55,000여 대
  • 장갑차 70,000여 대


이런 소련의 전술과 소련을 위시한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대군단은 당시 유럽국가들, 나토 회원국들에게는 당연히 공포로 작용하였고, 이때 나토 회원국 중 영국, 이탈리아, 독일은 소련의 기갑전력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핵전쟁 상황 시 전폭기를 이용한 핵 선제 타격을 가하기 위해 3국이 합자회사, '파나비어'를 설립해 토네이도(Tornado)라는 ‘전투폭격기’를 개발하게 됩니다. 



<참고> '전투폭격기'전투기+폭격기 뜻으로 공대공 임무와 지상폭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멀티롤 파이터(Multirole Fighter)를 뜻한다. 


토네이도 전폭기 개발


1969년 영국, 독일, 이탈리아 3국의 합의하에 영국의 BAE사와 독일의 MBB사, 이탈리아의 Aeritalia사 등의 합자로 개발되었고, 1979년부터 약 950여 대 이상의 토네이도가 생산되어 영국, 독일, 이탈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공군 등에서 운용되면서 1970년대 등장한 전투기들 중에서 특히, 공대지 능력이 가장 우수한 전투기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토네이도 전폭기는 걸프전과 같은 현대의 주요 전쟁에 투입되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미 공군의 F-15E와 비교되는 기종이기도 하다.

▲토네이도 전폭기


▲F-15E


토네이도 전폭기의 특징


- 쌍발 터보팬 엔진의 가변익기 항공기

- 고성능 항법장치를 이용한 저고도 침투능력

- 강력한 대지 공격기, 저고도 고속침투로 비행장과 기갑 전력에 집중 폭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


토네이도의 이러한 특징을 좀 더 세부적으로 알아보면, 특히, 가변익을 선택한 이유로 초저공으로 비행하면서 적 방공망을 돌파하여 타격임무를 수행하고 신속히 적 영토에서 탈출하기 위함인데, 이때 가변익은 초저공 고속비행 시 항력을 최소화하고 탈출 시 높은 기동력으로 목표지점에서 고공으로 벗어나기 위해 채택되었다.이를 요약하면 소련의 막강한 대공망을 뚫고 신속히 침투하여 기갑 전력과 비행장, 군수물자 저장소 등을 박살 내는 것이 주 임무라고 할 수 있다. 



토네이도 전폭기의 롤모델 - 미국 F-111 아드바크


영국, 독일, 이탈리아 3국은 당시 미국이 보유하고 있었던 F-111 아드바크처럼 뛰어난 성능의 전폭기를 필요로 했는데, F-111은 당시 서방에서 무장 탑재량이 가장 큰 전술기였다. 

아드바크의 Mk.82 폭탄 탑재량은 양쪽 주익에 227kg 짜리 폭탄을 각 24개씩 탑재하는데, 엄청난 폭장량을 가진 전폭기로 미국의 '탱크킬러'로 유명한 A-10 썬더볼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탱크킬러'라는 별명은 F-111아드바크가 가졌던 별명으로 아드바크를 유사한 개념으로 개발된 토네이도의 탱크잡이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 Mk.82 폭탄 48개를 장착한 F-111(상), ▲비행 중인 F-111(하)


이후 1979년부터 토네이도 전폭기는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다양한 버전 개발되었는데, 크게 타격용으로 개발된 IDS형상과 전자전 및 정찰용으로 개발된 ECR 형상, 방공 요격용으로 개발된 ADV 형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 공군은 토네이도 최초 도입 물량에 대해 GR1이라 명명했고, 각 임무에 특화된 5가지 버전으로 개량하게 됩니다.


<영국 공군 토네이도 전투폭격기 버전 분류>

GR1 : 타격용 (Interdictor Strike Variant : IDS)

GR1A : 전술정찰용

GR1B : 해상공격용

GR4 : GR1 업그레이드 (스텔스성과 최신 전자장비)

F3 : 방공요격용 (Air Defence Variant: ADV)


그리고 토네이도 전폭기는 1980년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인 KFP 사업에서 미라주 2000과 F/A-18c/d hornet, F-20 Tigershark, F-16C/D 블록32와 함께 후보 기종으로 참여했었다.(당시 최종적으로 F/A-18c/d hornet 선정되었지만 선정 후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KFP는 연기 됨)



토네이도 GR1의 성능 

(공격용 버전 IDS)


지상 60m 초저고도 초음속 비행능력과 정밀한 항법장비, 뛰어난 공격시스템은 적 기갑 부대와 비행장 등 적진 한 가운데로 침입하여 타격하는데 최적화 되었고, 이러한 시스템은 최단 시간에 적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임무를 완수하더라도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ECM pod, 체프, 화염발사기와 레이더 수신기 등 전자적 장비와 공대공 무장까지 보완된 토네이도 GR1 공격용 버전 IDS는 총 732대가 생산되었고, 이중 독일 공군은 지상의 특정 구역 목표물을 일시에 타격할 수 있는  MW-1 자탄살포기를 토네이도 GRI에 장착하기도 했다.


▲저고도에서 무게 2kg의 자탄 200여 발을 살포 중인 독일 공군의 토네이도 GR1



하지만 아쉽게도 토네이도 전폭기는 소련을 위시한 바르샤바 조약기구와 실전 전투 경험은 없었지만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여러 현대전에 투입되면서 미국을 제외한 서방 공군기 가운데 뛰어난 무기탑재량과 실전 경험으로 우수한 성능이 입증 되었다.

다만 걸프전에서는 총 8대가 저고도 폭격임무 중 격추되면서 당시 다국적군 전투기 중 이라크군에 가장 많이 격추된 전투기라는 오명도 얻게 되었지만, 이는 유럽의 전장과 다르게 사방이 탁 트인 사막에서 영국 공군이 저고도 침투 전술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영국은 토네이도 GR1(공격용 IDS)와 ADV(방공요격용) 60대를 파견했었는데, 이 중 토네이도 GR1은 특유의 저고도 침투로 이라크 공군기지 폭격을 위해 각종 폭탄과 JP223 자탄살포기를 장착한 후 작전에 투입했는데, 사막지형에서 토네이도의 저고도 침투전술은 위험부담이 너무 컸고, 이라크군은 영국 공군의 저고도 침투전술을 이미 꿰뚫고 있었고, 이라크 공군 비행장은 활주로를 따라 이라크군 대공화기들이 촘촘히 배치되었고, 영국의 토네이도 GR1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토네이도는 이라크군에 총 8대가 격추(영국 7대,이탈리아 1대)되었고, 모두 저고도 폭격 임무를 수행 중에 발생했는데, 이후 이 사건을 계기로 토네이도 전폭기의 저고도 침투 전술은 2만 피트 이상 고도에서 레이저 유도폭탄을 뿌리는 전술로 변경되었고, 걸프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토네이도는 이후 다양한 스마트 폭탄 장착이 가능해지면서 각종 전장에서 뛰어난 전과를 올렸다. (리비아 내전에 투입되어 당시 카다피의 최종 도주로에 폭격을 가해 토네이도 1대가 카다피군 기갑 전력 10여 대를 파괴함)




토네이도 GR1A의 성능 

(정찰용 버전)


GR1을 기반으로 한 토네이도 GR1A는 정찰임무에 특화된 형상으로 기본으로 장착되는 27mm Mauser BK-27 기관포를 빼는 대신  



토네이도 전용 적외선 정찰 체계인 TIRRS가 장착되며, 영국 공군은 이후 RAPTR 래퍼를 장착해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처음으로 운용되었고, RAPTR에는 DB-110정찰센서(U-2정찰기 정찰시스템의 파생형)와 이미지 테이터 기록시스템, 공대지 데이터 링크 시스템이 포함된다. 


RAPTR 래퍼 정찰포드 


영국 공군은 1996년 GR1이 GR4로 업그레이드 될 때, 기존의 GR1A 기체를 모두 GR4A로 업그레이드 했으며, 이때 기존의 GR1A에 적용된 적외선 정찰 체계 TIRRS를 빼고, 최신 장비인 RAPTR 신형 정찰 포드를 장착해 현재까지 운용 중이다. 



토네이도 ECR의 성능 

(전자전/정찰용 버전)


토네이도 ECR은 전자전과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형상으로 이탈리아 공군과 독일 공군이 도입하여 적 방공망 제압(SEAD)임무를 수행하며, 공대지 대 레이더 미사일 AGM-88 HARM을 장착하여 적 레이더를 공격/제압/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한때 한국에서도 1990년대 말에 SEAD 임무를 맡았던 F-4 팬텀의 대체 기종으로 토네이도 ECR 버전 도입이 검토된 바 있었는데,,(당시 밀덕들 난리남) 하지만 안타깝게도 엄청난 도입 가격으로 한국 도입은 물 건너가고 2008년에 F-15K가 도입되었다.




토네이도 AVD의 성능 

(방공 요격용 버전)


냉전시절에는 소련의 10만 기갑전력도 영국에게는 큰 위협이었지만 핵무기를 탑재한 소련의 장거리 폭격기는 더 큰 문제거리였습니다. 때문에 소련의 장거리 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해 영국 공군은 1986년에 토네이도 ADV(방공요격용)를 실전 배치하게 됩니다. 또한 이를 위해 체공시간을 최대화하는 설계를 적용하였는데, 보조연료탱크 4개를 장착하면 무려 4,265km비행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무장으로는 사이드 와인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4기와 4개의 스카이플래쉬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했으며, 공중급유기능과 함께 장거리 탐지가 가능한 요격용 레이더 AI.24폭스헌터 레이더가 탑재되어 소련의 핵무기 위협에 대응했다. 
 


이후 토네이도 방공 요격기 ADV는 현재 모두 퇴역하였고, 다른 버전들은 향후 F-35 또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의 도입이 확정되면 2020년부터 점차적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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